갑상선 결절, 몇 cm부터 위험할까?
건강검진을 받다가 예상하지 못한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상선에 결절이 하나 보이네요.”
순간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지나갑니다.
‘결절이면 혹이라는 건가?’
‘혹시 암은 아닐까?’
‘몇 mm라고 했는데 큰 건가?’
‘바로 조직검사를 해야 하나?’
하지만 갑상선 결절이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갑상선 결절은 생각보다 흔하게 발견됩니다. 미국갑상선학회(ATA) 자료에서도 갑상선 결절 대부분은 양성이며, 전체 결절 가운데 암으로 확인되는 비율은 대략 5% 정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절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몇 cm인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 결절이 초음파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갑상선 결절에서 크기보다 먼저 봐야 하는 것
많은 사람이 초음파 결과를 들으면 가장 먼저 크기에 집중합니다.
“5mm라는데 괜찮은 건가요?”
“1cm가 넘으면 암인가요?”
하지만 갑상선 결절은 크기만으로 암 여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초음파에서는 결절이
- 고형인지 물이 찬 낭성인지
- 주변 갑상선보다 어둡게 보이는지
- 경계가 매끈한지 불규칙한지
- 가로보다 세로로 긴 모양인지
- 작은 석회화가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봅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K-TIRADS 역시 이러한 초음파 특징을 조합해 결절의 악성 가능성을 단계별로 분류합니다. 특히 미세석회화, 불규칙한 경계, 세로로 긴 모양 등은 주의해서 평가하는 특징에 해당합니다.
즉, 큰 결절이라고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니고, 작은 결절이라고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크기와 모양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런데 왜 결절을 발견하자마자 조직검사를 하지 않을까?
여기서 많은 사람이 의아해합니다.
“암인지 아닌지 조직검사를 하면 확실할 텐데 왜 그냥 지켜보자는 거죠?”
갑상선 결절의 조직검사는 주로 가느다란 바늘을 결절에 넣어 세포를 채취하는 세침흡인검사(FNA)로 시행합니다.
하지만 모든 결절에 세침검사를 시행하면 양성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작은 결절까지 불필요하게 검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갑상선 진료에서는 악성 위험도와 결절 크기를 함께 고려해 조직검사의 필요성을 결정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2021년 K-TIRADS에서는 일반적으로
K-TIRADS 5처럼 의심도가 높은 결절은 약 1cm 이상,
K-TIRADS 4는 상황에 따라 약 1~1.5cm 이상,
K-TIRADS 3은 약 2cm 이상에서 조직검사를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거나 주변 조직 침범 가능성이 있는 경우처럼 위험 신호가 있다면 작은 결절이라도 검사 기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절이 있는데 조직검사를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라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조직검사보다 초음파 추적관찰이 더 적절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결절이 여러 개라면 가장 큰 결절부터 검사할까?
이 부분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갑상선 초음파를 해보면 결절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발견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흔히
“가장 큰 결절이 제일 위험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결절이 반드시 가장 의심스러운 결절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2cm 정도의 부드러운 경계를 가진 낭성 결절과 8mm 정도지만 경계가 불규칙하고 미세석회화가 있는 고형 결절이 함께 있다면 의사가 더 주의해서 보는 결절은 후자일 수 있습니다.
ACR TI-RADS에서도 여러 결절이 있을 경우 단순히 큰 결절 순서가 아니라 초음파에서 의심도가 높은 결절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도록 접근합니다.
그래서 초음파 결과를 볼 때는
“결절이 몇 개 있나요?” 보다
“그중 어떤 결절을 가장 주의해서 보고 있나요?” 라고 질문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절이 커졌다’는 말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추적 초음파에서 결절이 조금 커졌다는 말을 들으면 다시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초음파에서 1~2mm 정도의 차이는 검사 위치나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지난번에는 8mm였는데 이번에는 9mm니까 커졌다.” 라고만 판단하지 않습니다.
ACR TI-RADS에서는 추적관찰 중 의미 있는 성장의 한 기준으로 두 방향에서 각각 20% 이상 증가하면서 최소 2mm 이상 커지는 경우 또는 부피가 약 50% 증가한 경우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것도 중요한 점입니다.
결절이 커졌다는 것과 암이라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양성 결절도 시간이 지나면서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기 변화와 함께 내부 성분이나 경계, 석회화, 모양 등 초음파 특징에 변화가 생겼는지를 같이 봅니다.
갑상선 기능검사가 정상인데 왜 결절이 생겼을까?
또 하나의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저는 갑상선 수치가 정상인데 왜 결절이 생겼죠?”
TSH나 갑상선호르몬 검사는 주로 갑상선이 호르몬을 제대로 만들어내고 있는지, 즉 ‘기능’을 보는 검사입니다.
반면 초음파에서 발견되는 결절은 갑상선의 구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그래서 혈액검사가 정상이어도 갑상선 결절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혈액검사는 갑상선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보는 검사이고, 초음파는 갑상선의 생김새를 보는 검사입니다.
둘은 서로 다른 정보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추적관찰은 ‘방치’가 아닙니다
갑상선 결절 진료에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단어가 바로 ‘추적관찰’입니다.
“그냥 1년 뒤에 다시 보자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 아무 치료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추적관찰은 시간을 하나의 검사 도구로 사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지금 초음파에서 위험도가 낮은 결절이라면 바로 바늘을 넣거나 수술하기보다 일정 기간 후 다시 촬영해서
크기가 의미 있게 변했는지, 모양이 달라졌는지, 새로운 의심 소견이 나타났는지 비교하는 것입니다.
ACR TI-RADS 역시 결절의 위험도와 크기에 따라 조직검사뿐 아니라 추적 초음파 여부와 시기를 구분합니다. 일부 낮은 위험의 결절은 조직검사는 물론 정기 추적조차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에서 ‘애매하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조직검사를 하면 결과가 ‘암’ 또는 ‘양성’ 두 가지 중 하나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갑상선 세침검사에서는 어느 쪽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비정형 또는 불확정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갑상선학회 자료에서는 갑상선 조직검사의 약 15~20%가 이런 불확정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초음파 소견, 반복 세침검사, 경우에 따라 분자검사 등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모든 판단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 결과지를 받았다면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갑상선 결절을 발견했다면 단순히 결절의 크기만 적어두기보다 다음 정보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결절의 크기
몇 mm 또는 몇 cm인지 확인합니다.
둘째, K-TIRADS 단계
검사기관에 따라 표기 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위험도 분류가 기록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결절의 구성과 모양
고형인지 낭성인지, 저에코인지, 경계가 불규칙한지 등의 특징입니다.
넷째, 조직검사가 필요한지
결절 크기와 위험도를 함께 고려해 결정됩니다.
다섯째, 다음 초음파 시점
6개월 뒤인지, 1년 뒤인지, 더 긴 간격인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전 초음파 사진이나 판독 결과가 있다면 보관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갑상선 결절에서는 한 번의 사진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크기와 관계없이 조금 더 주의해서 봅니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급하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목소리가 쉬거나,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생기거나,
목에서 빠르게 커지는 덩어리가 느껴지거나,
초음파에서 의심스러운 림프절이 발견되거나,
결절이 기관이나 주변 구조에 붙어 있거나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입니다.
2021 K-TIRADS에서도 림프절 전이, 주변 장기 침범 등 고위험 소견이 있다면 결절 크기와 관계없이 조직검사를 고려하도록 권고합니다.
갑상선 결절을 발견했다면 기억해야 할 한 문장
갑상선 결절을 발견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숫자부터 보게 됩니다.
5mm / 8mm / 1cm / 2cm
하지만 갑상선 결절을 판단할 때 더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큰가?” 하나가 아니라 “어떤 모습의 결절인가?”입니다.
그리고 조직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놓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추적관찰을 한다고 해서 치료를 미루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갑상선 결절 진료의 핵심은 모든 결절을 찾아내어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결절을 골라 필요한 검사와 관찰을 적절한 시점에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됐다면 ‘혹이 있다’는 한 문장에 너무 겁먹기보다 초음파 결과지에 적힌 위험도, 모양, 크기, 그리고 다음 검사 시점을 차근차근 확인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 이 글은 갑상선 결절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설명하기 위한 내용입니다. 개인별 검사 및 조직검사 여부는 결절의 초음파 소견, 크기, 연령, 증상, 과거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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