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왜 조용히 시작될까? 혈변 없는 초기증상부터 말기 신호·음식까지”
대장암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혈변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변에 피가 보이지 않으면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장암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대장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역시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혈변이 나타나기도 하고, 빈혈이나 피로감처럼 대장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증상으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대장암이 생겼을 때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요?
대장암 초기증상,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알려져 있습니다.
- 이전과 달라진 배변 습관
- 지속되는 설사 또는 변비
- 혈변이나 검붉은 변
- 배변 후에도 변이 남아 있는 듯한 잔변감
- 복통이나 복부 팽만
- 이유를 알기 어려운 빈혈
-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
- 특별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 대변 모양이나 굵기의 지속적인 변화
하지만 이런 증상 하나만으로 대장암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변비나 복통은 흔한 장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혈변 역시 치질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는 없었던 변화가 새롭게 생겨 일정 기간 지속되거나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입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서도 혈변, 배변 습관 변화, 변비·설사, 잔변감, 대변 모양 변화 등을 대장암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설명합니다.
혈변보다 먼저 나타날 수도 있는 ‘빈혈’
대장암과 빈혈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대장에 생긴 종양에서는 아주 조금씩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혈량이 많으면 혈변으로 보이지만 출혈량이 적다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미세한 출혈이 몇 달간 반복되면 체내 철분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철결핍성 빈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있습니다.
쉽게 피곤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얼굴이 창백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혈색소와 철분 관련 수치가 떨어져 있다면 단순히 철분제를 복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철분이 부족해졌는지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대장암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복통, 직장 출혈, 설사와 함께 철결핍성 빈혈이 중요한 경고 신호 가운데 하나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빈혈이 있다고 모두 대장암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철결핍성 빈혈이 지속된다면 의료진과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장암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대장암에 대해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대장암이라도 암이 오른쪽에 있는지, 왼쪽에 있는지, 직장에 있는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른쪽 대장암
맹장과 상행결장이 있는 오른쪽 대장은 비교적 공간이 넓고 대변도 아직 묽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종양이 어느 정도 커지더라도 대변이 지나갈 공간이 남아 있어 심한 변비나 장폐색이 비교적 늦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신 종양에서 미세 출혈이 지속되면서
빈혈, 피로감, 체중 감소, 복부 불편감, 복부 팽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왼쪽 대장암
하행결장과 에스결장으로 이동할수록 대변은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이곳에 종양이 자라 장이 좁아지면
변비, 배변 습관 변화, 혈변 또는 점액변, 복통, 장폐색 등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직장암
항문과 가까운 직장에 암이 생기면
혈변, 배변할 때 통증, 변비와 설사의 반복, 변을 보고도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은 잔변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역시 이러한 위치별 증상 차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혈변이 없으니 대장암은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변이 가늘어지면 무조건 대장암일까?
인터넷에서는 흔히 “연필처럼 가는 변을 보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두 번 가는 변을 봤다고 대장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 섭취량이나 스트레스, 장운동 상태 등에 따라서도 변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확인해야 할 것은 최근 들어 배변 습관이나 대변 모양이 이전과 달라졌고 그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가입니다.
특히 지속적인 변비나 설사에 혈변, 빈혈, 복통, 체중 감소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장암이 진행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암이 커질수록 장 내부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음식물과 대변이 지나가기 어려워지면서 복부가 심하게 팽창하거나 복통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심하면 장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폐색이 발생하면
심한 복통이나 경련, 복부 팽만, 변이나 가스가 잘 나오지 않는 증상, 메스꺼움과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심한 복통과 복부 팽만, 반복적인 구토와 함께 대변이나 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면 단순한 변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대장암 말기 증상은 따로 있을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대장암 말기’는 보통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대장암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암 4기는 암세포가 원래 발생한 대장을 넘어 간, 폐, 복막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는 기존의 대장 증상뿐 아니라 전이된 장기에 따라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으로 전이가 진행되면 심한 피로와 체중 감소, 식욕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복부 팽만이나 황달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폐로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는 호흡곤란이나 기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행성 암에서는 전반적으로
식욕 저하, 지속적인 체중 감소, 심한 피로와 쇠약감, 복부 통증이나 팽만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꼭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대장암 4기라고 모두 ‘치료할 수 없는 말기’는 아니다
암이 간이나 폐로 전이됐다는 말을 들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장암은 조금 다릅니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서도 대장암 4기와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상태를 반드시 같은 의미로 보지는 않습니다.
대장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됐더라도 전이 부위를 제거할 수 있는 환자에서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처음에는 수술이 어려워도 항암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이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4기=치료 불가능’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치료 가능성은 전이 위치와 개수, 종양의 크기, 환자의 전신 상태, 유전자 검사 결과 등 다양한 조건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대장암에 좋은 음식, 무엇을 먹어야 할까?

대장암에 좋다는 음식으로 브로콜리, 마늘, 양배추, 토마토 등 특정 식품이 자주 소개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특정 음식 하나가 대장암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식사 패턴입니다.
대장암 예방 관점에서 근거가 비교적 확실한 식습관은 식이섬유와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과 과도한 붉은 고기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통곡물과 식이섬유가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근거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1. 현미·귀리·통밀 등 통곡물
정제된 곡물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장 통과 시간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미, 귀리, 보리, 통밀빵, 통밀 파스타 등을 일반적인 건강 식단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채소와 과일
브로콜리 하나, 양배추 하나를 ‘항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브로콜리, 당근, 파프리카, 토마토, 시금치, 배추 등의 채소와 사과, 키위, 베리류 등의 과일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3. 콩과 두부
콩, 렌틸콩, 병아리콩, 두부 등은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싶을 때 좋은 단백질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4. 생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할 때 붉은 고기 대신 생선이나 닭고기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암 치료 과정에서는 체중과 근육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단백질과 열량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5. 충분한 수분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면서 물을 지나치게 적게 마시면 오히려 변비가 심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수분을 제한해야 하는 질환이 없다면 적절한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줄이면 좋은 음식
반대로 가장 확실하게 줄여야 할 음식 가운데 하나가 가공육입니다.
햄, 베이컨, 소시지, 살라미처럼 염장·훈연·가공 과정을 거친 육류가 대표적입니다.
WCRF는 가공육은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고,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 붉은 고기를 먹는다면 조리된 무게를 기준으로 일주일 약 350~500g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패스트푸드와 고도로 가공된 음식, 당류가 많은 음료, 과도한 음주 역시 줄이는 방향이 좋습니다.
그런데 대장암 환자에게 잡곡과 채소를 무조건 많이 먹으라고 하면 안 된다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대장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장암 환자에게 현미, 잡곡밥, 생채소, 견과류를 무조건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대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식사는 예방 식단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 내부가 종양 때문에 좁아져 장폐색 위험이 있거나 대장 수술을 받은 직후라면 오히려 의료진이 일시적으로 저섬유식 또는 저잔사식을 권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현미·잡곡, 견과류, 씨가 많은 과일이나 거친 생채소처럼 소화 후 찌꺼기가 많이 남는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먹도록 권고하기도 합니다.
장이 충분히 회복된 후 상태에 따라 식이섬유를 서서히 다시 늘려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장암 환자에게는 “무조건 이것을 먹어라”는 식의 음식 추천보다 수술 여부, 항암치료 여부, 장폐색 위험, 설사·변비 여부, 장루 유무에 맞춘 개인별 식사가 훨씬 중요합니다.
대장암 검사는 증상이 생기기 전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검진의 가치가 매우 큰 암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대장암은 처음부터 암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대장 안의 일부 용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암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이러한 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미리 줄일 수 있습니다. NCI 역시 대장이나 직장 내부의 용종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과거 대장 용종이 발견됐던 사람, 염증성 장질환이나 유전성 대장암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라면 자신의 위험도에 맞는 검진 시기를 의료진과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기억해야 할 대장암의 진짜 신호
대장암은 반드시 혈변으로 시작되는 병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변비와 설사 같은 배변 변화로 나타나고, 어떤 사람은 복통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대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철결핍성 빈혈이 첫 번째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초기 대장암은 이런 증상조차 전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프지 않으니까 괜찮다”보다 중요한 것이 정기적인 검진입니다.
또한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특정한 ‘항암 음식’을 찾아다니기보다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가공육과 과도한 붉은 고기를 줄이는 식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다만 이미 대장암을 진단받았거나 대장 수술을 받은 사람, 장폐색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좋은 고섬유질 식사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식사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혈변만 찾지 마세요.
갑자기 달라진 배변 습관, 반복되는 복통,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그리고 검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철결핍성 빈혈까지도 우리 몸이 보내는 대장 건강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보다 증상이 없을 때 검진하는 것, 그것이 대장암을 일찍 발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개인의 증상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혈변, 지속되는 배변 습관 변화,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이나 체중 감소 등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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