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진행 위험 60% 감소, 다발골수종 3상 결과
다발골수종 치료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치료를 받았음에도 암이 다시 나타나는 재발성 다발골수종, 또는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입니다.
특히 이미 여러 종류의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는 다음 치료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3일 AbbVie (미국의 생체 의약품 기업)가 발표한 새로운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etentamig(에텐타미그)라는 새로운 이중특이항체 치료제입니다.
AbbVie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ERVINO 3상 임상시험에서 etentamig이 기존 표준치료보다 높은 치료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먼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이란?

다발골수종은 우리 몸에서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입니다.
주로 골수에서 발생하며 뼈 통증이나 골절, 빈혈, 감염, 신장 기능 저하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료 후 암이 다시 진행되면 재발성(relapsed), 치료를 했는데도 암이 충분히 줄지 않거나 계속 진행하면 **불응성(refractory)**이라고 합니다.
이번 CERVINO 연구는 특히 치료가 쉽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연구 참가자들은 이전에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치료를 받았고, 다발골수종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 면역조절제 + 항-CD38 단클론항체
세 가지 계열 치료에 이미 노출된 환자들이었습니다.
Etentamig은 어떤 약일까?
Etentamig은 아직 허가되지 않은 BCMA × CD3 이중특이항체입니다.
‘이중특이항체’라는 이름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원리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한쪽에서는 다발골수종 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BCMA라는 단백질을 찾아내고, 다른 쪽에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의 CD3와 결합합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와 T세포를 가까이 붙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
을 하는 것입니다.
BCMA는 다발골수종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기 때문에 최근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표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 객관적 반응률 74%
CERVINO 3상 시험에는 총 393명의 환자가 포함됐으며, 환자들은 이전에 중앙값 기준 약 3개의 치료 라인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중앙 추적기간은 11.4개월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객관적 반응률(ORR)입니다.
Etentamig 치료군의 ORR은 74.0% 였습니다.
반면 연구자가 선택한 기존 표준치료군에서는 45.7% 였습니다.
객관적 반응률은 치료 후 암이 일정 기준 이상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단순하게 설명하면,
etentamig 치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약 7명에서 암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74%의 환자가 완치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완전관해뿐 아니라 부분관해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종양 감소를 모두 포함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60% 감소
이번 연구에서 더욱 중요한 결과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입니다.
Etentamig 치료군은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했을 때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60% 감소시켰습니다.
위험비, 즉 HR은 0.40이었습니다.
여기서 HR(Hazard Ratio)이란?
HR은 Hazard Ratio, 우리말로 ‘위험비’라고 합니다.
임상시험에서 두 치료군을 비교해 질병이 진행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HR이 0.40이었다는 것은 etentamig 치료군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기존 표준치료군의 약 40% 수준이었다는 의미입니다.
바꿔 말하면 상대적으로 약 60% 낮은 위험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환자의 60%가 암 진행을 피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HR은 환자의 비율이 아니라 추적기간 동안 두 치료군에서 질병 진행이나 사망이 발생하는 상대적인 위험을 비교한 통계 지표입니다.
즉 기존 치료와 비교했을 때 암이 진행되지 않는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1년 생존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12개월 전체 생존율(OS)도 공개됐습니다.
Etentamig 치료군에서는 87.9%, 표준치료군에서는 72.0%였습니다.
다만 AbbVie는 이번 분석 시점에서는 전체 생존율에 대해 미리 정해 놓은 통계적 유효성 기준을 아직 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 수치만 보고 “etentamig이 생존기간을 확실하게 늘렸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추가 추적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중특이항체에서 중요한 CRS는 어땠을까?
BCMA × CD3 계열 치료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입니다.
T세포가 강하게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대량으로 분비되어
발열, 오한, 저혈압,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CERVINO 연구에서 단일 단계증량 투여를 받은 etentamig 환자들의 CRS 발생률은 **28.3%**였습니다.
그중 대부분인 23.9%가 1등급이었으며, 3등급 이상의 CRS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면역 관련 부작용인 ICANS(면역효과세포 관련 신경독성 증후군)은 한 명, 약 0.9%에서 발생했으며 1등급이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CRS가 거의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약 4명 중 1명 이상에서 CRS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번 연구에서는 대부분 낮은 등급이었고 중증 CRS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감염 위험은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안전성 결과를 볼 때 CRS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3·4등급의 중증 감염은
etentamig군에서 27.7%, 표준치료군에서는 19.2% 발생했습니다.
즉 중증 감염 자체는 etentamig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치명적인 5등급 감염은 etentamig군 1.5%, 표준치료군 3.1%였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치료제”라고 단순하게 표현하기보다는,
CRS는 대부분 경증이었지만 중증 감염 위험은 여전히 중요한 관리 대상
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월 1회 투여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Etentamig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부분은 투여 간격입니다.
CERVINO 연구에서는 초기 한 번의 단계증량 투여(step-up dose) 이후 처음부터 4주에 한 번, 즉 월 1회 투여하는 방식이 사용됐습니다.
이 점은 실제 환자에게 상당히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다발골수종은 한 번 치료하고 끝나는 질환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치료와 검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는 치료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만약 월 1회 투여하면서 효과와 부작용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전문 대형 의료기관뿐 아니라 향후 외래 또는 지역 의료 환경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AbbVie 역시 이번 결과에서 etentamig이 외래 및 지역사회 의료 환경에서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CAR-T 치료를 대신하게 될까?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다발골수종에서는 BCMA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와 여러 이중특이항체 치료가 이미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CAR-T 치료는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한 뒤 유전적으로 변형해 다시 투여하는 개인 맞춤형 세포치료 방식입니다.
반면 etentamig 같은 이중특이항체는 미리 만들어진 약제를 투여하기 때문에 세포를 별도로 제작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CAR-T와 경쟁하는 치료제라기보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 시점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신약 승인’이 된 것은 아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입니다.
Etentamig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치료제이며, 2026년 9월 6일 현재 전 세계 규제기관으로부터 치료제로 정식 승인된 약이 아닙니다.
AbbVie는 이번 3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 규제기관과 향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발표는 이름 그대로 topline 결과, 즉 핵심 결과를 먼저 공개한 것입니다.
CERVINO의 전체 데이터는 2026년 9월 25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3회 International Myeloma Society 연례회의의 plenary session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내용도 많습니다.
치료 반응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완전관해율은 어느 정도인지, 미세잔존질환(MRD) 음성률은 어떤지, 장기간 추적했을 때 전체 생존기간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이번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이번 CERVINO 3상 시험 결과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여러 치료를 이미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etentamig은 기존 치료보다 높은 반응률과 더 긴 무진행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새로운 BCMA 표적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ORR 74%,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60% 감소라는 결과는 상당히 눈에 띕니다.
그러나 동시에 중증 감염 위험이 존재하고 아직 전체 생존기간 데이터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으며, 정식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를 “다발골수종의 새로운 완치제가 등장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앞으로 추가될 수 있는 유망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3상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오는 9월 25일 전체 CERVINO 데이터가 공개되면 etentamig의 실제 가치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 검사 결과, 약물 복용 및 치료에 관한 결정은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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